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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업 첫해가 막막하다는 사람에게

개업 첫해, 오후 세 시에 사무실 전화가 한 번도 울리지 않은 날을 세어 본 적 있습니까.

저는 변호사가 아닙니다. 27년 동안 사진을 찍어 온 사람입니다. 그런데 첫 사무실을 열던 해의 그 정적은, 직업이 달라도 똑같더라고요. 장비는 다 갖췄는데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는 시간. 그 시간을 저도 한참 지나왔습니다.

그래서 막막함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쓰지 못합니다.

막막한 건 실력이 아니라 통로의 문제다

개업 첫해의 막막함은 대부분 실력 부족이 아니라 발견되는 통로의 부재에서 옵니다.

이 한 줄을 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. 첫해에 일이 마른 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. 시험을 통과했고 연수도 마쳤습니다. 서면을 쓸 줄 알고 법정에 설 줄 압니다. 문제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당신과 몇몇 지인뿐이라는 데 있습니다.

의뢰인은 당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.

알 통로가 없으니까요. 간판은 걸려 있지만 그 앞을 지나는 사람은 검색창부터 엽니다. 거기에 당신이 없으면, 당신은 아직 세상에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. 막막함의 정체는 보통 이것입니다.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의 문제입니다.

왜 첫해에 유독 길이 안 보이는가

원인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.

  • 쌓인 흔적이 없다. 3년 차에게는 지난 사건, 지난 글, 지난 인연이 있습니다. 첫해에는 그게 0에서 시작합니다.
  • 기댈 소개가 적다. 선배에게서 넘어오는 일도, 단골도 아직 없습니다. 모든 첫 연락이 정말로 '처음'입니다.
  • 시간을 견디기 어렵다. 통장은 매달 줄어드는데 통로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그보다 느립니다. 이 격차가 불안을 키웁니다.

일반적으로 개업 변호사의 월평균 수임은 한 건 언저리로 알려져 있습니다. 정확한 수치라기보다 업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추정에 가깝습니다. 다만 그 숫자가 사실에 가깝다면, 첫해에 달력이 비는 건 비정상이 아니라 거의 모두가 지나는 길목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.

그 길목에서 많은 분이 한 가지 선택을 합니다. 광고를 켜는 일입니다.

광고를 켜기 전에 한 번 따져볼 것

급한 마음에 키워드 광고에 적지 않은 돈을 넣습니다. 그러면 그 달은 사람이 좀 옵니다. 문제는 그다음입니다.

광고는 켜는 동안만 사람을 데려옵니다. 끄는 순간 통로도 같이 닫힙니다.

다음 달에 같은 자리에 서려면 같은 비용을 다시 넣어야 합니다. 첫해의 얇은 통장으로 이 출혈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, 켜기 전에 한 번은 계산해 보는 게 낫습니다. 저는 이 대목을 끄면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에서 좀 더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.

반대편에 다른 길이 하나 있습니다.

의뢰인이 자기 상황을 검색할 때 쓸 법한 말로, 그 상황에 대한 정직한 글을 한 편씩 올려 두는 일입니다. 한 편은 티가 안 납니다. 열 편이 쌓이면 그제야 조금씩 발견됩니다. 광고는 끄는 순간 사라지지만, 검색에 쌓인 글은 비용을 멈춰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습니다.

느립니다. 솔직히 말하면 첫 몇 달은 거의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. 그래서 저는 이걸 한 방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. 자고 있는 동안에도 천천히 일하는 통로라고 부릅니다.

그럼 첫해에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인가

거창한 전략은 필요 없습니다. 첫해에 할 만한 일은 의외로 수수합니다.

  • 내 분야에서 의뢰인이 막 검색할 법한 상황 다섯 개를 적어 봅니다.
  • 그중 가장 자주 받게 될 질문 하나에 정직한 답을 한 편 써 둡니다.
  • 첫 연락이 막힘없이 닿도록, 전화가 곧장 본인에게 연결되는 통로를 열어 둡니다.

이게 전부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. 첫해에는 이게 전부에 가깝습니다. 한 편을 쓰고, 또 한 편을 쓰고, 그 글들이 검색 안에서 자리를 잡기를 기다리는 일. 그동안 들어오는 사건은 정성껏 끝냅니다. 끝낸 사건 하나가 또 다른 글의 재료가 되고, 다음 의뢰인이 당신을 발견할 단서가 됩니다. 이 순환이 자산이 되는 글의 정체입니다.

판단의 근거를 두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. 첫째, 첫해의 가장 큰 적은 경쟁자가 아니라 버티는 시간입니다. 그래서 매달 출혈하는 구조보다 한 번 쌓이면 남는 구조가 첫해에는 더 맞습니다. 둘째, 첫해에 만든 통로는 3년 차의 자산이 됩니다. 지금 쓰는 글 한 편은 지금의 한 건이 아니라 미래의 흐름을 위한 것입니다.

자주 묻는 질문

변호사 개업 첫해 사건이 없어도 정상인가요

개업 변호사 월평균 수임은 한 건 언저리로 알려져 있어, 첫해의 공백은 흔한 길목입니다. 능력보다 통로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.

변호사 개업 첫해 광고부터 하는 게 맞나요

광고는 켜는 동안만 사람을 데려오고 끄면 닫힙니다. 첫해의 얇은 통장으로 그 출혈을 얼마나 버틸지 먼저 계산해 보길 권합니다.

개업 첫해 글을 써도 효과가 언제 나나요

한두 편으로는 티가 안 나고, 보통 여러 편이 쌓인 뒤 검색에서 천천히 발견됩니다. 검색 순위 자체는 누구도 보장하지 못합니다.


다 적고 나니, 첫 사무실 열던 해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. 전화가 안 울려서가 아니라, 울릴 통로를 아직 안 만들어 둔 시간이었더라고요. 그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.

급하게 연락하지 않으셔도 됩니다. 이 글 말고 개업 첫 해, 월 1건에서 벗어나기사건이 안 들어올 때 본 것 같은 글을 두세 편 더 읽어 보시고, 그래도 한번 얘기 나눠보고 싶으면 그때 전화 주셔도 늦지 않습니다.

이 글은 같은 자리를 지나온 사람의 일반적인 관점을 정리한 것이며, 특정한 수임 결과나 검색 순위를 보장하지 않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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